궁금한거_꽃이름_과학_철학

꽃이름. 개망초

깊음위에 2024. 6. 11.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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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먹으니까 꽃이 이뻐보인다.
요즘 한참 많이 피는 꽃이고 흔하게 볼수 있는 꽃.
참 예쁜데 여기저시 잡초처람 자라간다.

이꽃 이름은 개망초라 한다.





개망초라는 이름이 처음 등장하는 기록물은 1937년 조선박물연구회에서 발간한 '조선식물향명집'이다. 당시 조선사람으로만 구성한 연구회에서 이전 우리나라 기록물에 나타나는 이름들과 전국 각지에서 부르던 이름들을 조사해 가장 많이 불렀던 이름을 채택하고 기록한 자료다. 다만, 그 이전 기록이나 어디에서도 부르던 이름이 없을 경우 식물학적인 특성 등을 고려하여 새 이름을 붙였는데 개망초도 그중에 하나다. 공동 저자로 참여했던 이덕봉 교수가 한글학회 잡지 '한글(1937년 1월호)'에 기고한 '조선산 식물의 조선명고(名考)'에서 밝힌 내용이다. 처음 개망초라는 이름을 붙였던 때를 고려하면 이 식물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 100년 남짓 되었을 것이라 판단할 수 있다. 북아메리카 원산으로 에도시대 일본에서는 경관용으로 재배했다는 기록이 있고, 일제강점기 기찻길 주변에서 많이 자라 당시 철도용 침목에 묻어 들어왔을 것으로 추측하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망초와 더불어 '망국초(亡國草)'라 부르기도 한다. 최근까지 여러 자료에서 왜풀, 망촛대, 버들개망초, 버들잎잔꽃풀, 풍년대, 청쿨, 들잔꽃풀(북한), 계란꽃 등 지역마다 다르게 부르고 있는 이름이 확인되는데 전국에 많이 자라고 있는 만큼 별칭도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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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와 풀숲에 핀 개망초. ⓒ서효원

개망초는 전국적으로 군락을 이루며 자라는 귀화식물이지만 가시박, 서양등골나물, 도깨비가지처럼 생태 교란이나 유해성에 대한 우려가 적고, 오히려 친근한 식물로 인식되어 있다. 실제 이 식물이 자라는 생태적 특성을 보면 당연해 보인다. 우선 꽃이 적은 여름철에 흰색 꽃이 무리로 피어 경관을 이루지만 다른 식물이나 농작물에 그다지 피해를 주지 않는다. 묵힌 밭에서는 잡초로 자라 농부를 힘들게 하기도 하지만 생태환경 측면에서 바라보는 망초는 오히려 '묵밭 천이'의 선구식물(pioneer plant)로서 척박한 땅을 기름지게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또한 어린순을 나물로 먹을 수 있을 정도로 해로운 성질이 거의 없다. 가끔 부전나비나 배추흰나비가 찾기는 하지만 꿀샘이 발달하지 않은 꽃이라 벌한테는 좋은 밀원식물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 조금 아쉬울 뿐이다.

이름도 순박한 개망초, 이제 우리 꽃이라 해도 되지 않을까?



-- 한국일보 서효원 박사 기사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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