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이사오면서 주방과 연결된 베란다에 가스배관을 따서 가스렌지를 놓고 보조 주방을 만들었다. 아주 유용한게 기름튀는 일이나 냄새나는 요리 같은건 여기서 해결해버린다. 창문 다 열어놓고, 추울 때는 따뜻한 잠바하나 입고. 삼겹살이 그런거다. 고기는 물론 지방까지 바짝 익혀 먹으면 버릴거 하나 없는 돼지가 우리에게 준 선물. 삼겹살은 우리 입으로 오기전에 온 세상엔 이름을 알리겠다는 듯이, 불위에서 지글지글 익으며 사방에 기름을 퍼뜨린다. 펑펑. 그래서 이 보조주방이 위대한 거다. 집안에는 기름한방울 흐르지 않고 아들새끼 에게 맛난 삼겹을 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엔 상 위에서 구워먹자." 지난 주 아들이 던진 이 한마디는, 식사후에 락스물로 빤 걸레로 집안을 청소하게 했고, 다음날 아침에 거실에 ..